[전문심화] 안정형 애착이 되는 법, 멘탈라이징

멘탈라이징이란? 


사는 게 힘들고 불안한가? 어린시절 부모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을 받지 못했거나 받지 말았어야 하는 것을 받았는가? 그렇다면 안정형 애착이 되는 방법인 멘탈라이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자. 


불안정 애착 유형으로 성장한 개인이 안정 애착의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경험에 대해 일관되게 성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즉, 나와 타인의 마음 상태을 성찰해보는 태도가 필요한데 이 성찰적인 태도를 애착이론에서는 멘탈라이징, 혹은 정신화라고 한다.


남편의 거짓말로 인해 싸우게 된 A라는 사건이 있다고 하자.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이 A라는 경험에 대해 저마다 다른 주관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 안정형 유형이 느끼는 A라는 경험과 불안정형이 느끼는 A라는 경험은 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A라는 경험 자체보다 이 경험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것일까. 


애착이론을 연구하는 데이비드 월린David Wallin 에 따르면 우리는 이 경험에 대해 세 가지 태도를 가질 수 있다. 바로 매몰, 마음챙김, 정신화다. 


매몰

첫째, 단순히 경험에 매몰되는 것이다.

불안정 애착 유형인 사람들은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단순히 경험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채 문제가 되는 경험에 매몰된다. 매몰된다는 것의 의미는 그들이 믿고 느끼는 것과 그 경험 자체를 너무나 동일시하여 다른 대안적인 관점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A라는 경험에 대해 오직 단 하나의 관점과 시각만이 존재하여 편협한 태도를 보이게 되는데 이것은 필연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남편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나쁜 일'로 정의하고 그 느낌에 매몰된다. 다른 경우의 수는 생각하지 못하고 오직 자신이 느끼는 느낌이 진실로 통하는 하나의 유일한 통로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삶은 좋지 않은 일련의 경험들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 상태에 머무른 채로 불안정 애착을 대물림하고 있다. 신디의 메이트라면 기억하자.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경험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라는 것을. 의식적으로 매몰에서 벗어나려는 훈련이 필요하다. 



마인드풀니스 

둘째, 마음챙김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마음 챙김이란  경험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바로 여기, 바로 지금이 되는 것. 즉, 주어진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고, 일어나는 모든 경험에 대해 수용적이지만 경험의 어떤 특정한 측면에 사로잡히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다. 마음챙김을 하면 우리의 느낌이나 생각에 매몰되지 않고 그것을 그대로 자각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A라는 경험을 통해 내 몸 안에 어떤 감정과 생각이 오가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를 자각하는 것이다. '아, 지금 나는 화가 나 있구나. 심장 쪽에서 가슴이 찌릿찌릿한 슬픔도 느껴지네.' 이렇게 떠오르는 감정을 그대로 느끼다 보면 그것에 매몰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마음챙김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우리가 많이 들어본 명상이다. 많은 연구를 통해 마음챙김 태도가 감정조절에 도움을 주며, 내면화된 안전기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상에서 꾸준히 명상을 실천한 사람들의 변화 스토리는 수도 없이 많지 않은가.


멘탈라이징 

셋째, 정신화의 태도를 갖는 것이다. 

멘탈라이징은 알아차리는 것 그 이상이다. 이것은  자각에서 나아가 자신과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성찰해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경험을 통해 느낀 자신의 느낌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한걸음 물러나 그 경험 자체를 성찰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상황에서 지금 남편과 나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의식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면 멘탈라이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성찰하는 태도가 몸에 익으면 거짓말 뒤에 숨겨진 남편의 생각이나 감정을 추론해볼 수 있게 되고, 반응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막아 불화의 패턴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처럼 정신화는 우리가 겪는 모든 경험에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아는 것으로, 핵심은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자신의 심리적 삶을 의식하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 타인의 느낌과 생각을 구별해  경험을 읽거나  해석하는 능력이다. 



명상이 대중화되며 많은 사람들이 마음챙김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정신화에 대해서는 아직 낯선 것이 현실이다. 


마음챙김과 정신화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념이다.  마음챙김이 마음 상태를 있는 그대로 자각하는 것이라면, 정신화는 그 마음 상태를 이해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흔히 정신화는 망원경을 사용하는 것이고, 마음챙김은 현미경을 사용하는 것에 비유한다. 정신화가 일관된 자기를 형성하는 핵심적 통로를 제공하는 반면, 마음 챙김은 자기 초월로 가는 관문이 된다.

정신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챙김이 필요하다. 알아차려야 이해하고 스토리를 쓰든지 말든지 할 게 아닌가. 따라서 멘탈라이징 능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은 알아차림, 명상을 배워보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중요하다 말하는 공감의 능력 역시 정신화를 통해 길러질 수 있다. 공감이란 결국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스토리를 쓰다 보면 살면서 발생하는 좋지 않은 경험들을 유익한 것으로 바꾸게 되는 강력한 힘이 생긴다.


1987년에 실시한 Fonagy와 Steel의 연구에 따르면 정신화 능력이 높은 부모는 그렇지 않은 부모에 비해 자녀를 안정형으로 양육할 확률이 3-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정신화 능력이 높은 경우 불안정 애착 유형이 다시 불안정 애착 유형을 낳는 악순환을 깰 수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것이다.


불안정 애착으로 인해 평생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겉보기에 번듯하게 잘 자란 것 같은 사람들도 마음 한 구석에 채울수 없는 공허감을 가지고 살아가기도 한다. 이러한 마음은 사회생활이나 친구관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을지 몰라도 매우 친밀한 관계,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서는 고통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래서 부부관계는 어렵지만 그 관계를 잘 들여다 보면 곧 진짜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갈등 자체가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다행히 수많은 연구들이 우리가 이러한 과거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과학은 우리의 마음 상태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능력이 과거의 불행했던 경험에 대한 해독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안정형이 되어 그것을 대물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신디의 메이트라면 자신이 매일 겪는 경험에 대해 자신의 느낌만으로 매몰되거나 혹은 방어적으로 해리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이 경험을 살펴보려는 성찰적인 태도를 길러보자. 

이를 통해 우리는 획득된 안정성을 갖게 되고,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함으로써 정서적 빈곤의 대물림을 끊어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NOTICE

메이트 여러분, 안녕하세요. 많은 분들이 멘탈라이징에 대해 궁금하다고 댓글 주셔서 11월 전문 심화에서는 멘탈라이징에 대해 다뤄 보려고 해요. 이렇게 소통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니 넘 좋더라구요. 전문심화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면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명상에 대해 쉽게 배워보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오픈해보려고 늘 고민 중이거든요. 신디는 여러분들을 위해 존재 하는거 아시죠?  여러분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자유롭게 의견 주세요!